어린 시절, 달리는 차 안에서 창 밖의 풍경을 보며 '달이 나를 따라오네'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 대박이도 저녁시간에 밖에 나가면 항상 하는 말이, '엄마 달이 우리 쫓아와!' 였으니 말이다.

지난주, 저녁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늘을 보던 대박이가 말했다.

'엄마! 달이 있는데 모양이 조금 달라.'

달의 변화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구나 싶어 간단하게 설명을 해 주었고,

집에 돌아와 대박이가 좋아하는 우주책에 나온 지구와 달에 대한 페이지를 함께 보며 달의 모양이 왜 달라지는지

한 번 더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두달 전에 공구로 올라온 지구본을 샀어야 했는데........... 너무도 아쉬운 순간이 아닐 수가 없다. -_-)

 

그리고 그 주에 교회 도서관에서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그림책 두 권을 발견하였다.

두 권의 내용 모두 달에 관련된 내용이었고, 옳다쿠나! 하고 냉큼 빌려왔지 후후.

달에 관련된 자연관찰 책과 함께 그림책 두 권을 연계독서로 하여 대박이와 새해에게 읽어주었다.

이 것이 바로 달 책 3인방 되시겠다.

1. 달님이 준 금화

너무도 정직하게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 는 권선징악형의 그림책.

사실 아이들에게 권선징악의 교훈이 담긴 내용은 공포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보여주지 않았었지만

대박이가 그 것보다는 거울에게서 달의 금화를 받은 주인공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길 바라며 보여주었다.

그림체가 따뜻하지도 않고, 악역으로 나오는 인물이 너무 말도 안되게 못되었기 때문에 -_-

읽어주며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지만, 고맙게도 대박이가 흥미를 보이며 읽어준 책이었다.

어린 시절 이 책을 읽으면서도 달님이 금화를 준다는 이야기에 너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신비로운 느낌이었는데

어른이 된 지금 읽으면서도 느껴지는 역시나 같은 감정. 

거울을 통해 달의 금화를 얻는다는 그 상상은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어른이 된 지금은 그런 상상력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우리 대박이와 새해도 이런 상상력을 가질 수 있을까?

 

2. 달의 맛은 어떨까?

달의 맛이 궁금했던 여러 동물들의 귀여운 이야기이다. 

사실 대박이는 책을 그렇게 어~~~엄청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 정해진 양 이상의 책을 읽어주면

조금 거부감 아닌 거부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지식 전달용 책은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는 반면, 그림책은 하루에 많아야 두 권 이상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주며 온갖 호들갑을 떨어 대박이의 관심을 유도해냈다. (책 읽어주기 참 힘들다 -_-)

나는 보통 책을 읽어주기 전에, 책 표지를 보며 책 제목을 읽고 표지의 그림들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주인공은 어떤 아이일지, 책의 내용은 어떨지, 주인공 옆의 이 아이는 주인공의 친구인지 등등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해주고 책을 읽어주면 조금 더 집중하여 책을 보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주기 전에도 '어머어머 대박아!!! 이거봐봐 이거!! 달 이거 무슨 맛 날 것같아?!?!?'

하며 호들갑을 떨어대니 '엄마 왜 저래 -_-'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어떨떨해 하던 대박이.

책을 읽으며 나오는 동물들의 모습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동물 울음소리를 흉내내듯 대사를 읽어보기도 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꺄르르 웃으며 즐겁게 책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함께 따라해보며 책을 읽어주는 방법도 책 읽기를 즐기지 않는 친구들에게 좋은 방법같다.

아무튼, 이 책을 덮기 전 대박이에게 물었다.

'달은 무슨 맛이 날 것 같아?' 그랬더니 그러더라. '음... 엄마랑 내가 좋아하는 초콜렛 맛!'

 

3. 달에는 누가 살까요?

이 책은 자연관찰책이기 때문에 대박이가 가장 흥미롭게 봐주었다.

얼마 전 과학전집을 구입했는데, 10년 전에 나온 책이라서 (가격이 정말 너무 저렴해서 구입해보았다.)

개정되어야 할 내용들도 있긴 하지만 싼 맛도 있고 변하지 않는 진리들에 대한 이야기는 괜찮아서

이 책을 시작으로 한 두 권 씩 보여주고 있다.

달과 지구, 태양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들, 달은 어떻게 생겼는지, 달의 모양은 왜 변하는지 등등

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함께 읽어보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도 달의 모양이 왜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대박이의 세계관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였다.

정말 다시 한 번 더 지구본을 사지 않은 나 자신아.. 반성해라...

그 부분은 조만간 클레이로 지구, 태양, 달을 만들어서 시뮬레이션을 보여주기로 하였다.

 

내일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대박이와 함께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며 나눌 이야기들이 많아져서 좋다.

내일 하늘을 보면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눌지 기대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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