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보드게임들을 들이고 나서, 우리 대박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메모리게임이 되었다.
규칙이 어렵지 않고 크게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
전에도 몇번 하긴 했었는데, 그 때는 내가 아이와 함께 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해서
있는 카드들을 다 사용하여 게임을 했었다.
외워야 하는 카드의 수가 많아지다 보니 게임은 당연히 루즈해졌고,
그 과정에서 대박이는 흥미를 잃는 대 참사가 -_- 일어났었다.
그래서 카드의 수를 줄여 다시 시도를 한 결과! 게임 진행속도도 빨라지고
외워야 하는 카드의 수가 줄어들다 보니 대박이가 크게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던 것!
카드의 수는 이후에 점차 늘리기로 마음 먹었고 처음 시작했을 때는 카드 10쌍, 그러니까 20장으로 시작했다.
아이들이 4세정도가 되면 승부욕이 생겨나면서 특별히 승부욕을 자극시키지 않아도
'내가 1등할꺼야', '내가 먼저할꺼야', '내가 이길꺼야' 라는 말을 달고 살기 시작한다.
대박이도 마찬가지였고, 5세가 된 지금도 역시 승부욕이 활활 불타오르는 아이이기 때문에
눈치껏 내가 져주기도 하고 동점인 상황도 만들어보면서 게임을 진행했다.
그렇다고 내가 무조건 져준 것은 아니라서 ^^ 게임하다 대박이가 눈물을 짓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
메모리게임을 통해 내가 기대하는 효과들은 이렇다.
1. 규칙 잘 지키기/약속 잘 지키기
2. 기억력 향상의 효과
3. 내가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지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
4. 처음에 카드를 많이 못 가져간다고 해서 무조건 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앞의 2가지 정도는 대박이도 어렵지 않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3,4번째의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겠지 하고 기대해본다.
그 효과를 보기 위해 일부러 한두게임정도는 내가 이기기도 했던 것인데, 역시나 대박이에게는 쉽게 극복하기 힘들었다.
시작부터 내가 카드를 가져가기 시작하니 '뭐야 내가 지잖아!' 하면서 너무 속상해함과 동시에
게임을 포기하려고 하는 대박이에게 지속적으로 게임의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고 이야기해주며
격려해주었고, 결국 (일부러 내가 져줬지만) 대박이가 이기게 되면서 다시 게임에 흥미를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그 상황에 맞는 상호작용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게임에서 늘 이길 수만은 없는 것이고, 진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내가 게임에서 졌을 때는 일부러 의연한 모습을 보여가며 이긴 대박이를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였고,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무조건 이기려 하고 이기지 못하면 짜증을 내던 대박이가 의아해하기도 하였다.
'엄마는 져도 괜찮아?' 라는 말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단계가 아니므로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
대박이와 보드게임으로 놀기 시작한지 이제 약 2주정도 되었는데 처음에 비해 게임을 대하는 마음에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말도 안하고 게임만 하려 하고, 잘 안되면 짜증을 내며 안한다고 하던 순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잘 되지 않아도 차분하게 게임을 진행하려고 하고 (물론 그 순간이 길진 않음)
가장 큰 변화는 게임 내의 규칙을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다가 재미있으면 순서는 관계없이 자기 혼자 다 하려고 했었었는데 이제는 주사위를 굴리는 것도,
카드를 뒤집는 것도 스스로 알아서 순서를 지키려고 한다는 점.
지금은 게임을 하면서만 나타나는 효과들이지만 차츰 일상생활이나 또래와의 놀이에서도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다.
게임을 하고 난 뒤 대화를 통해 이겼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졌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는지,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떤 순간들이 가장 재미있었는지 등등 여러 질문들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기분을 명확히 알고
내실이 단단해지는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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