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1독 도서.

제목만 보면 여느 육아서와 비슷할 것 같은 내용의 책.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남동우 지음

메이트 북스

316쪽|154 * 224 * 25 mm|493g


나는 언어적 상호작용이 그다지 따뜻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결혼 전까지 가정 내에서 말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일들이 많았다.

아이가 생기기 전부터 늘 했던 다짐이 '내 아이에게는 말도 행동도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주자' 였고,

그랬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는 무의식적으로든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 말들을 열심히 추려 골라냈다.

부부 관계에서도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는 대화 방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나는 사랑하는 내 가족들에게 상처를 많이 주기도 하였고,

그런 내 모습에 상처를 받는 일도 빈번했다.

그래서 였을까.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이 것은 날 위한 책!' 이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제목만 보면 여느 육아서와 크게 다를 것 같진 않았다.

'기적 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부모의 소통법' 이라는 소제목도 뻔하게 다가오긴 했지만

그래서 더욱 내가 모두 다 알 것만 같은 느낌이었지만 나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고자 이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을 하기 때문에 읽으면서는 '이거 너무 당연한거 아니야?',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쉽게 받아 들일 수 있고,

당연한 이야기들과 함께 남동우 소장님이 실제 센터를 운영하며 겪었던 사례들을 예시로 들어 놓았기 때문에 더욱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아이와 건강하게 의사소통을 나누는 방법, 아이의 회복탄력성에 관한 이야기,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다 느껴보았을

부모의 '욱' 에 관련한 이야기들과 부부의 괄호를 먼저 풀어내라는 가정의 건강에 관한 이야기까지.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소중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이 책에 홀딱 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다독여주었다는 것이다.

애착에 관련된 파트를 읽으며 '내가 그랬었기 때문에 이런 모습들이 있었구나' 를 돌아볼 수 있었고

나의 사춘기 시절을 돌아보며 '너는 그 때 그럴 수 있었겠어. 이젠 괜찮아' 라며 스스로를 보듬어주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을 양육하는 과정이 비단 아이들을 키워내는 과정만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예민하다는 이유로,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좋지 않는 영향을 끼쳤던 내 모습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돌아보면서 내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엄마니까, 아빠니까 힘들어도 모성애와 부성애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아이들과의 건강한 의사소통과 건강한 훈육방법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가정 전체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정신을 가진 아이는 누구 하나의 노력으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엄마가 노력하는 것 만큼 아빠도 노력해야 할 것이고, 부부가 서로를 위해서도 노력해야한다.

책 표지처럼, 가운데에 있는 아이가 행복하려면 엄마도 아빠도 행복해야 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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