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들어서도 여전히 책은 읽었는데, 2월 중순이 된 지금까지 요거 한 권밖에 못 읽었다. 작년에 평가제 준비한 이후로 육퇴 후의 내 삶이 조금 무너졌는데, 잘 복구가 되지 않는다. ㅠㅠ 매일 하던 구몬도 요즘 못 한지 꽤 되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루틴을 만든다는 것은 중요한 일인 것은 아는데 왜 나는 잘 지키지 못하는가.. 허어어ㅓㅇ ㅠ

 

여튼 2020년의 첫 책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이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로렌 슬레이터 지음

에코의 서재

341쪽|153 * 224  mm|475g


20대 중반 무렵, 알고 지내던 심리학 공부를 하던 동생이 '심리학 책 하나 추천해줄게' 하고 추천해줬던 책이었다. 당시 심리학에 관심이 많긴 했지만 나에게 심리학이란, '앞의 있는 사람이 팔짱을 끼면 아직 마음의 문을 못 연 것이다.', '사람은 더 관심이 있는 사람 쪽으로 몸이 기운다.' 등의 심리학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심리학의 보급판(?) 쯤 되는 가벼운 것들이었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연애를 위한 심리학이 필요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내가 좀 더 우위에 있고 싶었던? 그런 심리가 있지 않았나 싶었다. 그런 나에게!!!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너무도 어려웠기 때문에... 목차 중 첫번째 이야기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책장 속으로 안녕~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이들을 키우며 읽은 책들이 너무 육아 관련 서적이었고, 좀 더 나를 발전시키고 싶다! 라는 마음이 강력히 들던 어느 날, 책장에서 나를 부르는 이 책에 이끌려 다시 읽기 시작했고, 한 번 잡으면 훅훅 읽히지만 좀처럼 책을 잡기가 힘들어서 2달에 걸쳐 -_- 완독했다.

 

목차

총 10가지의 심리 실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이 중 두세가지는 살면서 한 번 쯤은 접해봤을 이야기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 칼럼니스트인 로렌 슬레이터가 실험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 목차 별 실험의 탄생 배경과 맥락, 그 함축된 의미까지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개인적인 체험이 살아있는 이야기체로 글이 서술되어 있어서 심리학을 학습한다기보다는, 소설책을 읽는 듯 하여 한 번 잡으면 술술 읽힐 뿐더러 심리학도서 치고는 많이 어렵지 않아 편하게 읽기에 좋았다. 사례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고 심리 실험을 통해 천재 학자들이 얻고자 했던 것, 심리 실험의 결과들도 잘 정리되어 있어서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내가 조금 더 똑똑해진 기분?ㅋㅋㅋㅋ

 

특히 나는 이 책에서 소개한 10가지 실험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실험 2가지가 있었다. 소개해보자면,

나에게 흥미로웠던 실험 2가지

바로 해리 할로의 애착 실험과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에 대한 실험인데 눈에 들어온 이유는 아무래도 육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교양서를 읽으면서도 육아를 버릴 수가 없다... ㅠㅠ)

해리 할로의 애착 실험은 살면서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실험인데 엄마와 떨어진 아기 원숭이에게 우유를 철로 만든 엄마와 헝겊으로 만든 엄마를 제공하여 애착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결과 등을 실험한 것이다. 엄마와 떨어진 아기 원숭이들은 우유를 주지만 차가운 철로 만들어진 엄마를 선택했을까? 아니면 우유를 주지 않아도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헝겊으로 만든 엄마를 선택했을까? 그리고 이 실험에 이용된 원숭이들은 과연 건강한 애착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 실험의 내용을 통해 (물론 우리 아이들은 원숭이와는 다르지만) 아이에게 건강한 애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애착에 결핍이 생기면 아이들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엄마와의 건강한 애착을 형성할 단계는 지났지만 (그리고 다행이도 우리 아이들은 건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기관에서 일을 하는 나에게는 정말 유용한 지식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인지 부조화 이론에 관련된 챕터가 정말 흥미로웠다. 인지부조화란 우리의 신념 간이나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간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있을 때 생긴다는 이론이다.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개인이 믿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 간의 차이가 불편하듯이 인지 간의 불일치가 불편하므로 사람들은 이 불일치를 제거하려고 한다. 이 이론을 주장한 레온 페스팅거는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양립 불가능한 생각들이 심리적 대립을 일으킬 때, 적절한 조건 하에서 자신의 믿음에 맞추어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따라 믿음을 조정하는 동인을 형성한다.' 고 말했다. 인지 부조화는 우리가 살면서 많은 예를 볼 수 있으며, 우리가 인지 부조화를 겪는 경우도 상당하다. 주로 신앙적인 부분 (특이 사이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이론을 잘 이용하면 육아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왜 다 육아로만 얘기가 흘러갈까 -_-) 아마도 그래서 나는 이 인지 부조화 이론을 더욱 열심히 읽었던 것 같고, 실제 육아에 접목시켜보려고 하지만 아직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제대로 효과를 보게 된다면 한 번 소개해 볼 생각도 있다.

 

이 두가지 뿐만 아니라 방관자 효과 이론으로 잘 알려진 사례와 약물 중독, 기억 이식에 관련된 사례들도 읽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으니 '내가 조금 더 똑똑해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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