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 욕심이 많기도 하고, 어느 나이대이건 책은 더 큰 세상을 보여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작년 한 해 열심히 책을 사서 모았고, 그렇게 모은 결과 내 방의 벽 한면이 책으로 가득 차고도 남았다. 한가지 문제는, 책들이 내 방에 있다 보니 접근성이 좋지 않아 나도 책을 읽는 빈도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고 아이들이 눈에 보이는 책만 읽는다는 것이다. 책만 많으면 뭐하나. 다들 찾아 읽지를 않는데 -_-

예전부터 나는 거실의 서재화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에 이사를 오면서 거실에 TV를 두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집 동거인 김씨가 '나는 퇴근하고 쇼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TV를 보는 것이 로망!' 이라고 강력히 주장하였기 때문에 동거인 김씨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의 요구를 들어주자 하고 마음을 먹었다. 어쨋든 한 1년동안은 그는 그의 바람대로 퇴근 후 쇼파와 한 몸이 되어 맥주를 마시며 TV의 모든 프로그램을 섭렵하였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 '우리 방에 있는 책장을 거실로 내오면 어떠심?' 하고 스을쩍 운을 띄웠는데 웬일인지 흔쾌히 '그러자!' 하여 우리는 연휴 하루 전 날 집의 구조를 바꾸게 되었다.

 

쨔잔!

TV는 여전히 그 자리에 두어 동거인 김씨의 바람이 지속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ㅋㅋㅋㅋ

바뀐 구조를 보고 대박이와 새해가 '엄마~ 왜 이렇게 된거야?' 하면서 굉장히 흥미로워했다. 집구조를 자주 바꿔주는 것도 아이들의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조만간 방의 구조들도 바꿔볼 생각이다. 바뀐 첫 날과 그 다음 날은 아이들의 행동에 크게 변화가 없었고, 그 이후부터는 대박이가 스스로 책을 찾아서 꺼내 읽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대박이는 키***레에서 구입한 스텝스 책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동안은 잠 자기 전에만 책을 읽었었다. 하지만 구조를 바꾸고 나니 놀이하다가도 한번씩 책을 꺼내어 읽는 아주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고, 많이 읽어줘서 내용을 아는 책은 새해에게 읽어주기도 하였다. 엄마는 너무 좋아서 기절~~~

 

한가지 더욱 바람직한 변화는 워크북들이 나와있으니 수시로 대박이가 워크북을 들고 와서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이다. 워크북은 하면 잘하는데 그동안은 먼저 하자는 얘기를 하지 않아서 '내가 찾아줘야지만 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눈에 보이니 그 만큼 더욱 스스로 찾아서 하려고 한다. 너무나도 바람직한 모습. 엄마는 너무 좋아서 또 기절~~~

책장 옆에 붙여놓은 책상에 대박이와 새해 둘이 도란도란 앉아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둘이 쇼파에 앉아서 함께 책을 읽기도 하는 모습에 바꾸는 과정은 조금 힘들었지만 정말 잘 바꾸었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쟁여놓은 책과 워크북 빨리빨리 부셔버려야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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