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아이들과 4일 내내 함께 붙어 있었다. 약 96시간을 한번도 안떨어지고 같이 있었던 셈인데, 이게 외출을 할 수가 없으니 매일 매일 뭘 해야하나 고민이 된다. 고작 4일인데 말이다. ㅠㅠ 다행이도 엄마랑 함께 오랜 시간 같이 있는 것이 좋아서인지 크게 찡찡거리지 않고 즐겁게 잘 놀고 있다. 같이 빨래도 개고 청소도 하고 수다도 떨고 밥 차리고 치우는 것도 하고 하다보니 시간이 더 잘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러닝리소스 지구본을 가져와서 '우리나라가 어디에 있어?' 라고 물으며 혼자 열심히 지구본 탐색을 하던 대박이 덕분에 배타고 세계일주를 하며 낚시를 하는 -_-;; 놀이를 했는데 그 놀이가 너무 재미있었나보다. 오늘도 낮잠 자고 일어나자마자 지구본을 가져와서 '우리 어제 어디까지 여행했더라?' 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길래 그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종이로 된 세계지도를 주었다.

열심히 항해 계획을 세우시는 선장님.

요즘 대박이는 지도를 보면 먼저 우리나라를 찾고, 우리나라가 있는 대륙인 아시아를 찾는다. 몇 번 아시아라는 글자를 보여주며 손으로 짚어 읽어주니 오늘은 먼저 아시아라는 글자를 보고 읽어내는 기특한 대박이 ^_^ 세계의 자원이 나오는 페이지를 보면서 '여기서는 뭐가 나고 저기서는 뭐가 나고 이걸로 뭐를 만들고~' 이야기를 해줬더니 그럼 그거 캐러 가잖다 ㅋㅋㅋㅋㅋ 우리는 열심히 카카오도 채집하고, 금도 캐고, 철광석도 캐고, 석유도 캐고, 은도 캐고 등등을 캐고 채집해서 여기저기에 팔았다. 그렇게 모든 것을 가져다 팔고 부자가 되고 나니 할 일을 마쳤다고 생각했는지 다른거 하자고 해서 1시간 반동안의 항해 놀이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ㅋㅋㅋㅋㅋㅋ

 

잠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쉬더니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 색종이를 가져온 대박이와 새해는 '딱지를 접어달라' 며 요구를 하였고, 나는 또 아이들의 요구에 따라 열심히 딱지를 접었다. -_-

막상 접어 놓으니 너무 예뿌다.

대박이가 같은 반에 함께 딱지치기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항상 그 친구한테 진다면서 나한테도 딱지치기 대결을 하자고 하여 열심히 상대를 해주었고, 당연히 딱지치기 정도는 내가 가뿐히 이기지 ㅋㅋ 아직 딱지치기 요령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딱지치기 요령도 알려주고, 연습도 해보고 하니 어느새 아빠가 퇴근을 하셨네~

 

하루가 알차게 잘 지나갔다. 내일부터는 출근인데 집에서 지지고 볶아도 좋으니 출근 안하고 싶다. 흙..

 

+) 참고로 아빠는 오늘도 고무 동력기를 만들고, 새해의 글라이더도 만들어야 한다. ㅋㅋㅋㅋㅋㅋ

대박이가 팽이에 홀릭된지 근 2주가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좀 키카에서 사온 허접한 팽이로 놀았었는데, 팽이가 허접해서 자꾸 망가지고 잘 안되고 그러다보니 놀면서 짜증내기가 부지기수 -_- 같이 놀아주는 우리도 노는 아이들도 놀이가 너무 힘들어서 ㅠㅠ '돈을 모아서 좀 더 좋은 팽이를 구해보는건 어때?' 하고 물었더니 아주 좋다고 난리였다.

팽이를 구경하는 대박이

지난 주말 아빠랑 같이 이런 저런 좋은 팽이들을 찾아보고 나더니 팽이 빨리 사고싶다고 노래를 노래를 불러대서!

'그 동안 모았던 돈으로 팽이랑 팽이판 사러갈까?' 하고 물었더니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_- 그간 모아둔 용돈이 꽤 되었기에 팽이판과 팽이 한두개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적당한 팽이를 사러 장난감가게를 방문했고, 생각보다 비싼 팽이값에 기함을 토할 수 밖에 없었다.. 장난감 회사는 돈벌기 참 쉬운 것 같다...ㅋㅋ

 

여튼 어찌 저찌 팽이를 사서 집에 왔고, 자기 돈으로 샀다는 생각에 우리 대박이는 정말 뿌듯해했다. 올해부터는 간단한 집안일을 도우면 소정의 용돈을 일당으로 주고 있는데 아마도 더 열심히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집에서 노는 내내 팽이를 치며 놀았고, 우리가 같이 놀아주지 않아도 대박이는 새해를 붙잡아놓고 팽이치는 연습을 계속했다. 뭔가에 몰두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고, 저렇게 노는 것에 몰두하는 것을 보니 벌써 저리 컸나.. 하는 생각에 기가 막히기도 했다. 오늘도 대박이는 하원하자마자 팽이를 치며 놀았다고 한다.

이 전의 포스트에서도 계속 하는 얘기지만, 나는 이 놀이를 통해 대박이가 게임에서 진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연습이 되길 바라고 있다. 워낙 욕심이 많은 아이여서 뭐든 다 잘하고 뭐든 다 자기가 최고여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서 엄마아빠와 팽이를 치다가도 질 것 같으면 편법을 써서라도 이기려고 하는데, 이런 방법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진다는 것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엄마아빠와 놀기 위해서는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하고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사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끔 지가 이길려고 편법을 쓰는 것을 보면 화가 나지만 -_- 최대한 친절하게 화를 내지 않고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근데 그게 너무 어렵다ㅠㅠ) 

 

일단은 이 놀이를 하면서 대박이가 즐거워한다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즐겁게 놀이하면 되었지! 이 놀이를 통해서 놀이욕구가 충분히 해소가 되었으면 좋겠고, 함께 노는 것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놀이에는 지고 이기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또 한 알았으면 좋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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