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포스팅에서 얘기한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부터 대박이의 학습+놀이 계획과 나의 계획들을 대충 플래너에 작성해놓았었다. 뭐 학습이라 해봐야 간단한 수학과 한글 익히기 정도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노는 것 말고는 제대로 실행해 본 적이 손에 꼽는다는 것.....^^ 
인지에 관련된 것은 독서와 로지코,루크만으로도 충분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진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수학과 한글로만 학습인듯 학습아닌 학습같은 것을 하려고 한다. 한글도 쓰기보다는 문자의 모양을 익히고 간단한 단어들은 읽을 수 있는 정도로만 계획하고 있다. 워크북의 힘을 빌리자니, 물론 손쉽겠지만 읽기보다는 쓰기의 영역이 더욱 강한 것 같아서 쉽사리 손이 가질 않고 내가 준비해보자니 너무 귀찮고 힘들다는 것이 문제다. -_-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열정을 주실 것이었으면 귀찮음은 주지 마셨어야 하고, 나에게 귀찮음을 주실 것이었으면 열정을 주지 마셨어야 한다. ㅠㅠ 두가지가 한번에 공존해버리니 맨날 몸도 정신도 피곤해져버리는 아주 비효율적인 현상이 일어나서 괴롭단 말이다....... ㅠㅠ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방법으로 한글 익히기는 시작하면 되는데 여기서 또 문제는 수학이다.
우리집 수포자 대표선수인 나로써는 아이들 수학교육이 어찌나 심히 부담스럽고 걱정스러운지 차마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여기 저기서 참고는 하는데 내가 맞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ㅠㅠ 내가 심혈을 다 해 준비한 것은 똥강아지가 안하고 -_- 아예 워크지로 다 끝내버릴까? 싶었는데 수학은 단순 암기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차마 그럴 수도 없다.

참고로 수학 개념을 익히고 워크북에서도 사용하려고 구입했던 수큐브는 매일 칼로 변신하여 아이들의 칼싸움 놀이에 아주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수개념은 개뿔 ㅋㅋㅋ 맨날 이걸로 누가 더 기네 마네 칼을 만드니 도끼를 만들었네 어쩌네 -_- 열심히 끼우면 소근육 운동이 될터이니 그냥 썩힐 바엔 그렇게라도 놀으라고 그냥 두긴 하고 있다. 하지만 충분히 수개념을 잡는 것으로 활용하면 활용할 수 있을텐데 시작할 엄두가 안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인터넷을 찾아보면 수큐브로 수개념을 잡고 수학활동을 멋지게 수행해내는 어머니들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물론 섣부르게, 그리고 얼토당토하지 않게 들이댔다가 괜히 수학에 반감이 들까봐 더욱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아, 물론 정리할 때 10개씩 짝을 맞춰 정리하라고 하는 것이 그나마 도움이 조금 되긴 하는 것 같다. 2개씩 5번을 끼워 10을 만든다던지 3개씩 3번 끼우고 하나를 더 끼운다던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곱하기의 개념이 자리잡히긴 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10의 보수 개념을 잡는 부분에도 도움이 된다면 된다는 점!

이런 것들을 보면 확실히 완제품보다는 블록같은 놀잇감으로 놀면 자연스럽게 학습과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알쏭달쏭한 놀이와 학습의 그 사이 어딘가 ㅋㅋㅋ


참고로 한글은 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제목을 한글자씩 손으로 짚으며 어떤 모양의 글자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정도를 알려주고 있고, 자기 이름이나 친구의 이름, 엄마아빠의 이름 등 익숙한 단어에서 보았던 글자들은 '이거 어디서 본 거지?' 하면 자연스럽게 유추해내면서 글자를 읽기도 한다. 통글자를 먼저 익히고 파닉스로 넘어가는 것이 더욱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있고, 통글자를 익히는 과정에서 스스로 사고하여 파닉스의 개념을 익혔으면 하는 욕심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박이는 '바나나'라는 글자를 보면서 친구의 이름인 '나O이'의 이름을 연상시킬 수 있는 정도이다. 워크북이나 루크, 로지코를 하면서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과제보다 어려운 과제가 나와도 일단은 도전해보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일단 이 정도에서 만족. 

 

오늘 포스트를 쓰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통합해 본 결과, 학습도 중요하지만 그 것보다 중요한 것은 확실히 정서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한동안 컨디션 난조로 몸이 좋지 못하여 엄마표 놀이를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했었다. 미안해 아이들..

이번 주에는 어느정도 컨디션을 회복했기 때문에! 생각해뒀던 놀이들을 하나씩 풀어보자 마음먹었다.

요즘에는 5살 친구들도 학습지를 통한 학습을 제법 많이 하는 것 같다.

한글은 물론이고, 특히 수학, 창의력에 관련된 학습지들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사실 난 아직 학습지 생각은 없다.

한글도 내가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것 치고 대박이는 제법 한글을 많이 알고 있고, 따라 쓰기도 한다.

수학 같은 경우는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수포자가 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학습으로 접근하기가 겁날뿐더러,

매일 대박이에게 '숙제하고 자야지(?)' 하는 말을 벌써부터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아주 큰 맘먹고! 한동안 한글과 수학은 엄마표로 공부시키고자 마음먹었다.

엄마표 공부의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이 학습인 줄 모르고 학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엄마의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대부분 엄마표 공부를 생각하고 있는 엄마들은 공부를 공부로 접근시키려는 엄마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습들은 놀이로 승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너무 편협한 생각인가 -_-;

그래서 야심 차게 시작한 엄마표 미술(수학) 놀이! 바로 도형 집 만들기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든 것에는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기 마련이라는 점.

오른쪽의 작품이 내가 생각했던 도형 집 만들기고, 왼쪽 작품이 대박이의 작품인데..

나의 생각과는 너무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함정이 있다. 뭐 아이의 작품이니 있는 그대로 인정을 해주긴 했지만 ^^;

추후에 이 놀이는 다시 할 예정. 크흙.

 

<준비물>

  • 도화지 혹은 A4용지
  • 색종이
  • 가위와 풀
  • 책을 연계할 수 있다면 도형에 관한 책
  • 도형을 자르기 어려운 아이는 필기도구도 함께 준비하면 좋을 듯

사전에 도형에 관한 책으로 도형들을 알아보고 활동을 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너무 급하게 놀이를 시작하느라

사전 정보가 없어서였는지 대박이의 작품이 더욱 자유분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대박이는 선이 없이도 가위질을 어느 정도 하지만 세모, 네모 등등 도형을 잘라보자고 하면 덜컥 겁을 먹는다.

그래서 내가 도형을 그려주고 그대로 잘라보라고 하려고 펜을 준비해 왔는데,

우리 대박이는 펜으로 도화지에 밑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것이 아닌가.

나름 도형이라는 말은 들었다고 세모 네모 동그라미로 무엇인가를 아주 아주 열심히 그렸다.

나름 도형으로 집을 그리긴 했다.

색종이를 작게 자르기에 '그럼 우리 그림에다가 네모들로 모자이크 그림을 꾸며보는 건 어떨까?' 하고 제시했더니

아주 쿨하게 좋다고 대답을 하고는 저렇게 큰 네모를 두 개 떡하니 붙여놓더니 추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_-;

정말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다.

열심히 자른 종이들에 풀칠을 해서 여기저기 붙이더니 '엄마 이건 집사람(?)이야' 라며 다리도 그려주고

색종이로 다리도 만들어주긴 했다.

나는 옆에서 열심히 세모 네모를 잘라서 집을 만들고 있었는데, 사실 그 모습을 보고 대박이도 따라 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긴 했었지만 대박이는 자신의 작품을 완성시킨 후, 딸기우유를 먹으며

'오 엄마 되게 잘하는데?' 라며 내 모습을 관전하며 나를 격려해주었다. 고마운 녀석 -_-

이것은 새해가 방해놓은 내 작품.

나중 가서는 대박이, 새해가 같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 집엔 누가 살까?'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더 큰 집을 만들어달라 하기도 하고 더 작은 집을 만들어달라 하기도 하며 이런저런 요청을 하였고,

아이들의 뜻에 따라 원하는 집들을 만들어주니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

 

이 놀이를 통해 내가 얻고자 했던 효과는

세모와 네모와 동그라미 모양 알기, 모양 구분하기, 크기 구분하기 정도였고,

대박이가 세모 네모를 직접 자르는 과정에서 세모는 삼각형, 네모는 사각형으로 불리는 왜 그렇게 불리는지 이유 찾기

였다.

물론 직접 세모 네모를 자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과정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추후에 이 놀이를 다시 시도하게 되면

그때는 이 효과까지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또 한, 삼각형의 모양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사실도 함께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까지 추가해본다.

아무튼 내 맘 같진 않았지만 오래간만에 아주 즐거운 미술시간을 보냈으니 만족!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