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는 감사하게도 놀이 중 한 두번 제시한 것들을 기억하고 나중에 '엄마 그 때 그거 또 하자!' 하는 경우가 많았다. 놀이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속에서도 조금씩 노출해 주었던 것들을 그 이후에도 찾는 경우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수세기였는데, 놀이를 하거나 아이들에게 간식을 줄 때에 '자 여기 하나, 둘, 셋~' 하며 숫자를 노출해왔었고 나와 신랑의 나이, 대박이와 새해의 나이 등을 알려주며 숫자를 노출해주니 자연스럽게 수세기로 연계가 되었다. 지금은 100의 개념까지는 아는 듯 하나 숫자가 100이 넘어가면서 읽는 방법이나 말하는 방법을 몰라 자연스럽게 수세기는 학습으로 넘어간 상태.

 

그러다가 아주 좋은 것을 득템하게 되는데! 인터넷에서 수세기 판도 찾아보고 직접 엑셀로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귀차니즘이 강해서 늘 말로만 이야기해주다가 나의 구*선생님 (나는 구*으로 외국어 공부와 한자 공부를 하고 있음)께서 수세기 판을 선물로 주셨다. 수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받아온 수세기판을 대박이에게 제시하니 바로 튀어나오는 반응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능.... ^*^

99까지는 쉽게 읽었지만 100부터는 보고 읽는 것을 어려워하긴 했다. 이럴 때 엄마를 잘 따라한다면 너~~무도 좋겠지만 대박이는 본인이 느끼기에 '이것은 학습이다!' 하는 느낌이 강하면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ㅠㅠ) 그래서 학습인듯 학습아닌 학습같이 도와줘야하는데 이 과정이 너무도 어려운 것........

나와 신랑은 보통 처음 보는 것들은 (너무 쌩뚱맞은 것이 아니라면) 대박이가 충분히 탐색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다가 '엄마 모르겠어' 라고 도움을 요청하면 그 때부터 도와주기 시작하는데, 대박이가 낯선 것을 스스로 탐색해보고 생각하면서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함이다. 몇 번 읽는 방법을 알려줬지만 120이 넘어가면서 부터 어려워했기 때문에 더 강요는 하지 않았다. '엄마가 끝까지 읽어봐 -_-' 하고 툴툴 거리기에 처음부터 읽어줬더니 '오 엄마 좀 하는데?' 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대박이... 얘는 지랑 내가 레벨이 비슷한 줄 아는 것 같다. -_-

 

지속적으로 노출해주어서 언젠가 읽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 날이 오길! 사실 숫자 쯤은 읽는 방법을 터득하면 응용해서 읽기 쉽자나아~?


올해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 가정예배를 드리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이 역시 그대로 실천해보고자 한다.

나도 교회를 오래 쉬었고, 믿는 가정이라면 당연히 있는 성경책조차 없기 때문에, 또 한 아이들이 성경을 읽고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가정예배를 드리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성경동화를 구입할까 했는데 또 전집을 들이자니 내 욕심인 것 같기도 하고 동화로 가정예배를 드리게 되면 뭔가 흐지부지 해질 것 같아서 쉽게 마음이 먹어지질 않았다. 그러다가 좋은 어플을 알게 되어 어플을 통해 가정예배를 드려보았다.

성경에서 나오는 큼지막한 사건들 40여가지를 이야기로 풀어놓았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간단한 활동을 통해 되짚어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 물론 활동을 하면서 서로 하겠다고 약간의 신경전을 벌여서 살짝 짜증이 날 뻔 했지만 -_- 그래도 첫 날 치고 잘 마무리해서 조금 뿌듯하다.

한참 교회를 다니며 성경공부를 했을 때 가장 신기했었던 것이 종교와 정 반대의 성향을 띄고 있는 과학이 의외로 성경과 연관성이 있었고, 실제 역사와 성경의 내용들이 일치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올 한해 아이들과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큼지막한 사건들을 한번씩 훑고 나면 종교와 역사, 과학과 종교를 하나로 융합하여 아이들과 풀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나는 또 공부를 해야겠지? 아이 신난다 *^^*

 

대박이가 팽이에 홀릭된지 근 2주가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좀 키카에서 사온 허접한 팽이로 놀았었는데, 팽이가 허접해서 자꾸 망가지고 잘 안되고 그러다보니 놀면서 짜증내기가 부지기수 -_- 같이 놀아주는 우리도 노는 아이들도 놀이가 너무 힘들어서 ㅠㅠ '돈을 모아서 좀 더 좋은 팽이를 구해보는건 어때?' 하고 물었더니 아주 좋다고 난리였다.

팽이를 구경하는 대박이

지난 주말 아빠랑 같이 이런 저런 좋은 팽이들을 찾아보고 나더니 팽이 빨리 사고싶다고 노래를 노래를 불러대서!

'그 동안 모았던 돈으로 팽이랑 팽이판 사러갈까?' 하고 물었더니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_- 그간 모아둔 용돈이 꽤 되었기에 팽이판과 팽이 한두개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적당한 팽이를 사러 장난감가게를 방문했고, 생각보다 비싼 팽이값에 기함을 토할 수 밖에 없었다.. 장난감 회사는 돈벌기 참 쉬운 것 같다...ㅋㅋ

 

여튼 어찌 저찌 팽이를 사서 집에 왔고, 자기 돈으로 샀다는 생각에 우리 대박이는 정말 뿌듯해했다. 올해부터는 간단한 집안일을 도우면 소정의 용돈을 일당으로 주고 있는데 아마도 더 열심히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집에서 노는 내내 팽이를 치며 놀았고, 우리가 같이 놀아주지 않아도 대박이는 새해를 붙잡아놓고 팽이치는 연습을 계속했다. 뭔가에 몰두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고, 저렇게 노는 것에 몰두하는 것을 보니 벌써 저리 컸나.. 하는 생각에 기가 막히기도 했다. 오늘도 대박이는 하원하자마자 팽이를 치며 놀았다고 한다.

이 전의 포스트에서도 계속 하는 얘기지만, 나는 이 놀이를 통해 대박이가 게임에서 진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연습이 되길 바라고 있다. 워낙 욕심이 많은 아이여서 뭐든 다 잘하고 뭐든 다 자기가 최고여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서 엄마아빠와 팽이를 치다가도 질 것 같으면 편법을 써서라도 이기려고 하는데, 이런 방법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진다는 것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엄마아빠와 놀기 위해서는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하고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사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끔 지가 이길려고 편법을 쓰는 것을 보면 화가 나지만 -_- 최대한 친절하게 화를 내지 않고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근데 그게 너무 어렵다ㅠㅠ) 

 

일단은 이 놀이를 하면서 대박이가 즐거워한다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즐겁게 놀이하면 되었지! 이 놀이를 통해서 놀이욕구가 충분히 해소가 되었으면 좋겠고, 함께 노는 것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놀이에는 지고 이기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또 한 알았으면 좋겠고 말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레고를 좋아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당연히, 여전히 레고를 좋아한다. ^_^ 대박이가 두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듀플로를 선물해주었고, 듀플로에 관심을 가진 대박이가 중고딩때는 나랑 같이 레고를 조립했으면 하는 큰 그림을 그려보았다. 

우리 신랑은 우리의 첫 결혼기념일 선물로 나에게 레고 씨티 시리즈를 선물해주었고 작년 한 해 대박이와 새해는 내가 조립해놨던 레고를 가지고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물론 연말을 지나며 나의 첫 결혼기념일 선물은 생분해가 되었지만 말이다. (ㅠㅠ) 매일 가지고 노는 것은 아니지만 잊을만 하면 한번씩 레고를 가지고 나와서 놀이하는데 (그 동안 두어가지의 다른 레고가 추가되어 블록의 수가 약간 된다.) 생각보다 꽤 그럴싸하게 작품들을 만들어서 나를 놀라게 만든다.

오늘의 작품인 감옥

내가 가지고 있던 레고가 바다감옥이었는데, 그 때 대박이와 새해가 정말 너무도 즐겁게 역할놀이를 했었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3~40분은 기본으로 놀았는데 그 때의 기억이 좋았는지 레고를 잡으면 종종 감옥을 만든다. 아직 탄탄하게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 놀이하는 도중에 만든 것이 망가지면 그렇게 속상해하며 슬피 울지만 말이다.. (오늘도 그래서 새해랑 같이 레고 만들다가 여러번을 싸웠다. -_-)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주면 대박이도 나도 더욱 편하겠지만 다른 설명서들을 보고 만들거나 상상속의 물건을 만들면서 스스로 생각하길 바라기 때문에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다. 원래 블록이라는 것이 스스로 사고하게 만드는 놀잇감 아니겠음 ^^? ㅋㅋㅋㅋㅋㅋ

 

사실 듀플로도 좋은 블록이긴 하지만 좀 더 디테일한 표현은 레고가 더욱 편하기 때문에(부품의 종류도 많음) 레고로 갈아탄 시기가 조금 이른 감이 있긴 했다. (대박이가 4살 후반 즈음, 새해가 23개월 즈음 레고로 갈아탐) 그래서 처음에는 잘 안된다고 짜증도 내고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랬는데 (사실 그러다가 흥미를 잃을까봐 조금 걱정되었음) 내가 일부러 아이들 앞에서 가지고 놀기도 했고 설명서를 보고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만들어주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뽷!! 하고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사진으로 따로 찍어놓지 않아서 아쉽긴 한데 바퀴로 굴러가는 로봇도 만들고 설명서보고 자동차도 만들고 하는걸 보며 아이들은 정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새삼 느끼기도 했다.

이제는 블록이 잘 안껴지거나 잘 안빠질 때 아니면 레고를 조립하면서 나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새해는 '엄마 이거 만들어줘~' 하면서 도움을 요청하긴 하지만 대박이는 거의 혼자서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며칠 포스팅을 쓰다보니 대박이랑 새해는 정말 혼자서도 잘 노는 것 같긴 하다. 매일 뭔가를 준비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놀이를 시작하고 구성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아이들이라서 엄마인 나는 어찌나 감사한지 모른다. 아이들의 놀이의 기반에는 엄마나 아빠와의 즐거운 추억들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엄마 아빠와의 놀이가 쌓여 자신만의 놀이로 발전하게 되는 것 같고, 자신만의 놀이가 또 발전하여 다른 놀이로 연계되고 확장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어렸을 적 엄마 아빠가 어떻게 놀아주느냐가 아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 집은 아들이 둘이다 보니 에너지를 소모하는 신체놀이를 많이 필요로 한다. 뭐 우리 집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신체놀이는 보통 카봇놀이나 미니특공대놀이가 되는데, 아이들 뿐만 아니라 함께 놀아주는 엄마나 아빠의 에너지도 굉장히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_- 아이들과 몸으로 놀이를 하다보면 생기는 여러 장점들이 있을 것이라 위로하며 (ㅠㅠ) 이 놀이를 함께 하고 있다. 매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내가 개입되는 경우가 잦지는 않지만 뭐 오늘은 그래 이걸 하고 놀았으니 일단 포스팅해본다.


미니특공대놀이는 정말 말 그대로 미니특공대놀이다. ㅋㅋㅋㅋ 내가 같은 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신체를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노력에 비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지 않아 비교적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고, 대박이와 새해가 미니특공대의 캐릭터들을 맡으면 나는 악당을 하면 된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악당이라고 해서 마구잡이로 공격을 하면 안된다. 내 나름의 시나리오도 있어야 하고, 잠자리 독서와 연계성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잠자리 독서에서 '이거 아까 했던건데!', '이거 아까 엄마가 쓴 공격이잖아!'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 

 

오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악당이 된 나는 -_-; '천재지변 공격'을 사용하였다. ㅋㅋㅋㅋ 천재지변 공격이라 함은 말 그대로 천재지변 중 하나를 선정하여 공격하는 것인데 허리케인 공격도 있을 것이고, 천둥 공격도 있을 것이고, 해일 공격도 있을 것이고 산사태 공격도 있을 것이다. 오늘 내가 정한 천재지변 공격은 바로 지진 공격이었다. 침대 스프링의 반동을 이용하여 (우리는 대부분 신체놀이를 침대 위에서 한다. 그래도 제일 안전하기 때문.) 지진을 만들면 되는 것인데, 공격을 당하는 아이들은 침대의 흔들림 때문에 재밌다고 깔깔 웃기도 하고 본인도 해보겠다며 신체를 쓰기 때문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 공격을 당하면서도 좋다고 웃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지만 아무튼 아이들이 좋아했으면 장땡 ㅋㅋㅋㅋㅋ

 

잠자리 독서로는 지구와 관련된 자연관찰 책을 선택하여 읽었다. 읽는 과정에서 특별히 지진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지진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 낼 수 있을 것이고 당연히 지진이라는 단어를 들은 아이는 관심을 보이며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며 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

나의 한계인지 이 놀이를 하게 되면 잠자리 독서로는 자연관찰류의 책을 선정할 수 밖에 없지만 엄마의 역량이나 집에 구비되어 있는 책들을 다양하게 이용하면 굳이 자연관찰류의 책이 아니어도 다른 장르의 책을 선정할 수 있을 것이다. 놀이와 인지학습을 연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놀이를 하면서도 엄마는 꾸준히 연구해야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은 귀찮기도 한 일이지만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러운 학습의 연계까지 꾀해볼 수 있으니 잘만 활용한다면 좋은 놀이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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