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장마소식이 있었는데 비가 오질 않는다.

날도 덥고 어찌나 습한지 에어컨이 없으면 물 속에서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허우허우...

이번 달 대박이 어린이집은 '여름과 건강' 이라는 주제로 한 달을 채운다.

나도 주제에 맞춰서! 놀이들과 활동들을 준비해본다.

마음같아서는 매일 매일 새로운 놀이와 활동들을 준비해주고 싶지만 나는 워킹맘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3~4번 정도로 만족하기로 하고.. 그 마저도 못한다면 인터넷을 뒤져 워크지를 찾아 주는 것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나는 보통 어떠한 한 주제로 대박이 새해와 놀이를 해야겠다 마음을 먹으면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것이 '밤비노 루크' 이다.

밤비노 루크는 아이의 두뇌 발달에 적합한 두뇌 조깅 프로그램으로 약 40년 넘게 독일의 유치원에서 이용중인 교구이다.

올해 초 나 피부관리 하려고 모아뒀던 돈으로 구입한(ㅠㅠ) 교구인데

우리집에 있는 교구들 중 유일하게 대박이가 제일 재미있게 하는 교구다. 들인 돈이 아깝지 않음.

여름과 관련된 주제들로 매일 2~3장의 밤비노 루크를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물론 아이가 관심을 보이면 하루에 한권정도는 거뜬히 할 것도 같지만, 사람 심리라는게 감질나게 해야 더 재미있는 법이라서

많이 하고 싶어도 하루에 딱 2~3장만 하기로 룰을 설정해주었다. 

지침서에는 친절하게 발달 능력, 주요 활동에 대해 알려주고, 어떤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좋은지 예시도 나와있다.

내가 옆에서 함께 봐주는 날이나 대박이가 스스로 하기 힘들어 하는 날은 스토리텔링식으로 아이가 즐거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고

보통은 대박이가 스스로 게임의 룰을 찾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우리는 어제 저녁을 먹고 동네 산책을 하며 여름의 풍경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알록 달록했던 꽃들이 사라지고 푸르른 나무들이 빼곡해진 동네 산책로를 보며 꽃을 좋아하는 대박이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어쩌다가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엄마! 아직 꽃이 있네! 거봐 아직 꽃 있을거라고 했지!?"

하며 꽃을 찾는 즐거움도 느끼는 우리 대박이.(왕하트)

 

사실은 어제 산책을 마치고 나면 미리 준비해 둔 소금아트를 하려고 했는데 -_-;

집에 있는 천일염(오래 되어서 처분할 겸)으로 그림을 그리려 했으나

소금이 너무 크고 무거워서 인지 목공용 풀이 소금을 견디지 못했다.

종이 살짝 들기만 하면 우수수 하고 소금이 떨어져 버려서 결국은 폐기처분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산책으로 만족.

 

오늘은 저녁을 먹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은 뒤

여러가지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했다.

요새 가위질을 너무 좋아해서 -_- 친구 바지도 가위로 잘라버렸던 녀석이라 -_-

특별히 할거 없으면 무조건 가위질 할 수 있는 워크지 찾아서 프린트해주고 있다.

원래는 저렇게 아이스크림 모양 하나씩 다 잘라낼 계획은 없었는데 가위질이 부족했는지 아이스크림도 자르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라 했더니 이렇게 귀엽게 아이스크림들을 잘라서 또 색도 이쁘게 맞춰서 진열을 해놨네 ㅋㅋㅋㅋ

귀여운 녀석이다 증말~

오늘의 5분 놀이는 끝! 아 내일은 또 뭘하고 놀아야 한다냥냥~

 

아이들이랑 놀아주는 것은 내겐 늘 숙제 아닌 숙제같은 것이다.

미세먼지가 없고 나와 신랑의 퇴근이 빠른 날에는 저녁먹고 산책하며 놀이터에 들러 함께 놀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날은 사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만 그런건지 다른 워킹맘&워킹대디들은 다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대박이(한국나이 5세)와 새해(한국나이 3세)는 2살 터울의 형제다.

대부분의 아들들이 그렇겠지만 자동차와 기차와 공룡, 로봇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최대한 아들들의 보편적인 성향을 알고는 있지만,

내 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도 적잖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장난감끼리 쾅쾅 거리며 논다던지, 싸움 놀이를 한다던지(로봇을 좋아하니 당연한 일이지만서도..)

'악당을 무찌르자!!' 하면서 칼이나 총으로 괴롭힌다던지 -_-;;

 

어찌보면 굉장히 당연한 것들이지만 매일같이 저런 놀이(?)들만 하고 노는 모습을 보자니

내 마음이 몹시도 괴로웠던 것.

게다가 중요한 것은 놀이의 베이스가 싸움과 전쟁이다 보니 실제로 놀이하면서 아이들끼리 싸우는 경우가 제법 있어

나와 신랑에게 혼나는 일도 잦았다.

 

아이들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퇴근 후 2~3시간 정도와 주말이 고작인데,

그 시간만이라도 행복하고 즐겁게 놀이하길 원하ㄴㄴ 것이 나의 욕심이라면 욕심인 것 같다.

그리고 기왕 놀아주는 것이라면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는 무턱대고 인터넷을 찾아 이 놀이 저 놀이 다 해보았지만

아무래도 엄마의 욕심껏 놀이를 하려다 보니 아이들도 힘들고 나도 힘든 오류가 생겼다.

즐겁자고 시작한 일이 놀이도 아닌 공부도 아닌 서로를 더 힘들게 하는 독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애들 키우는 일은 너무 힘든 것 같다.. ㅠㅠㅠ)

 

목표를 설정하기로 했다.

우리 모두 힘들지 않고 재미있으면서, 또 한 남는 것이 있는 시간이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내가 설정해 둔 목표는 일단 이러하다.

(오류가 생긴다면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

 


  1. 매일 같이 엄마표 놀이를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2. 하루에 딱 5~10분 놀이하는 것 부터 시작하자.
  3. 어린이집 주간계획(혹은 월간계획)을 활용하여 놀이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4.  '엄마 맘대로' 놀이의 방향성을 잡아주지 말자. = 주제는 던져주되, 내 멋대로 놀이에 개입하지 말자.

이렇게 계획을 잡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이 놀이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엄마표 놀이를 소개하는 여러 카페와 인스타그램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어보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제 5세가 된 대박이는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해주어야 하는 성향이어서

(바로 해결해주지 않으면 금세 흥미가 사라진다.)

대박이의 구미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몹시도 힘들었다.

안타깝게도 내가 가진 엄마표 놀이의 소스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 아이가 흥미를 잃기 일쑤였고,

지금도 놓쳐버린 그 순간들이 참 아쉽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한 번 잃은 흥미는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도 다시 흥미를 보였다는 것이고,

그 때마다 미리 준비해 놓았던 소스들을 풀어주니 흥미와 관심도가 깊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매일을 대박이가 궁금해 하는 것들로 놀이를 해주기에는 나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어린이집의 계획안을 참고하여 놀이 리스트를 만들면 놀이를 준비하기가 수월해 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어린이집과 연계가 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누리과정과 연계가 될 수 있으니

내년 유치원을 준비하는 대박이에게는 좀 더 플러스 되는 점들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긴 하다.

 

사실 이 목표를 잡고 놀이를 시도한 것이 이제 1주일이 되었기 때문에 (ㅋㅋㅋㅋㅋ)

현재로썬 뭐라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고 실행하다 보면 우리의 놀이는 즐겁기도 하면서

아이들의 사고가 더욱 확장되지 않을까 기대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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