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나의 1독 도서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형 인재를 만들고, 21세기의 역량에 대한 이야기들에 관한 책이다.

최고의 교육

로베르타 골린코프, 캐기 허시-파섹 지음

예문 아카이브

408쪽|154 * 226 * 27 mm|730g

 


지난 달에 읽었던 책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청소년 진로 가이드북이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하면 너무도 막연했고, 해온 공부라고는 예체능과 유아교육 관련뿐인 나는

사실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하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린시절 보았던 영화 A.I.가 현실이 될 것 같고, 인공지능 컴퓨터에게 지배당하는 인간들의 삶,

그리고 그 것이 꼭 사실이 될 것처럼 '우리는 언젠가 인간을 뛰어 넘을 것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들.

과연 컴퓨터가 사람을 이길 수 있을까? 우리는 컴퓨터를 이길 만한 근본이 있을까?

지난 달에 읽었던 책은 '우리는 인공지능을 이겨야 합니다!' 하는 느낌이 계속 들어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어떤 내용들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웠다.

인공지능을 이기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은 도태될 것이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책을 덮는 순간 자신감들로 가득한 나를 발견했다.

 

우리는 3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았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고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이다. 과연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 동안의 교육들을 돌아보면 대부분이 '암기'였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공부했던 90년대와 2000년대에는 공부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이해할 필요 없어. 일단 외워였다. 우리 아빠도 그렇게 말했고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들도 그렇게 말했다.

나는 문제를 보면 이해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 것이 국어문제였든 수학문제였든 과학문제였든 사회문제였든 말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며 이해할 시간이 없었다. 무조건 외우지 않으면 방대한 양의 시험문제의 답들을 외울 수 없었다.

선생님들은 '이번 시험에 여기 부분 출제했으니 여기 외워' 라고 하시며 출제부분을 알려주셨고, 우리는 그냥 외웠다.

기본기가 있어도 없어도 일단 외우면 시험은 잘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공부하다 보니 결국 남는 것은 없었고 사회로 나왔을 때, 나는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은 학창시절 높은 점수를 받았던 사람이 아니었으며,

스스로 생각하고 어떤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으며 남들과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현재 사회에서는 그러한 인재들을 더더욱 필요로 할 것이다.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지금보다 더 할 것이다.

단순히 지식이 많다는 것은 스마트 폰의 인터넷 앱과 다를 바가 없다.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고 스마트 폰이 없었던 예전에야 지식이 많다는 것은 큰 장점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단순히 지식이 많다고 해 봐야 구글보다, 하다 못해 네이버보다 많겠냐는 것이다.

손가락만 몇번 움직이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지식이 많다는 것은 현 시대에는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우리와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21세기의 역량으로 6C를 이야기하고 있다.

협력(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콘텐츠(Content),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자신감(Confidence) 이렇게 6가지 역량이다.

내가 공부했던 그 시대에도 물론 이런 역량들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 교육을 통해

이런 역량들을 강화시켰던 경험은 전무하다.

그렇다고 지금의 교육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교육기관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으니

미래를 준비하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러한 6가지의 역량을 키워주어야 할 의무가 중대하다.

이 책의 각 장에는 각 역량에 대한 설명과 단계적 발달에 대해 기술하고 있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각 장의 말미에는 6가지 역량을 독자 스스로가 학습자로써, 또 한 자녀가 가진 잠재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최선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책에서 배운 바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다.

이 책을 통해 현재 나는 어느 단계에 속해 있는지 파악해 볼 수 있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 나가면 좋을지 계획해 볼 수 있다.

또 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 부족한 역량은 어떻게 키워줄 수 있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고,

그 방향대로 계획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건강하고, 생각할 줄 알고, 남을 배려하며 사회적인 아이들을 잘 길러낼 것인가 그리고 내일의 협력적이고, 창의적이고, 자신감 있고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자라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p.351)

 

꼭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역량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전에도 필요했었고, 현재도 필요했었지만

어떠한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안타깝게도 뒤로 밀린 역량들이 아닐까 싶다.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고, 이 책을 시작으로 하여

미래의 교육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7월 나의 1독도서로 정했던 책은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유명한 '박혜란' 님의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이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박혜란 지음

나무를 심는 사람들

251쪽|152 * 215 * 20 mm |432g

 


2003년.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시험공부를 하며 라디오를 듣다가 뒤통수를 맞는 것 같은 노래를 듣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좋아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오프닝 곡으로 소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날 발매된 노래라는 소개와 함께 도입부부터 내 귀를 사로잡던 곡.

바로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이적이 솔로로 활동하기 전부터 패닉과 카니발의 노래를 좋아했었기 때문에

(왼손잡이인 나는 패닉의 '왼손잡이'를 거의 나의 주제곡으로 여길 정도였음)

익히 이적의 존재를 알고 있던 나로서는 굉장히 반가웠던 마음이 제일 컸다.

왜 그 노래에 그렇게 꽂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 노래를 계기로 패닉과 카니발의 이적이 아닌

솔로 가수 이적에 빠져버리게 되었다.

 

조금 오버하자면,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음악을 해서 이적을 만나 결혼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먹고 (일시적이지만) 열정 만수르가 된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후, 이적의 음악뿐만 아니라 이적이 작사한 곡, 쓴 책 등등을 찾아보면서

이적의 음악과 이적의 가사, 글에서 묻어나는 이적만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러면서 궁금해졌다.

어린 시절에 어떻게 컸을까?

 

하지만 내가 그 궁금증을 가졌을 때는 결혼 생각도 없고, 엄마가 될 생각은 더더욱 없는

음악가 지망생이었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어떤 분이셨는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냥 단지 '와 이적은 정말 글도 잘 쓰고~ 노래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쩐다잉' 이 끝이었음.

진작 관심을 가지고 알아봤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지난 시간을 후회해서 뭐에 쓰겠어.

지금이라도 이 책을 접하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가장 쉽지만 가장 어려운 이야기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했을 때도 어려운 이야기지만

내 배로 낳은 내 새끼에게 적용했을 때는 더더욱 어려운 이야기가 된다.

나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어쨌든 30여 년을 살아오며 내가 가진 아쉬움이나 후회되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나를 투영하는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게 문제의 시작임을 알면서도 잘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엄마는 이래서 너무 아쉬워. 너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는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인데 왜 아이들에게 투영을 시키게 되는지.

잘 알면서도 왜 컨트롤이 되지 않는 것인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봄 직하다.

 

 

책을 읽으며 새삼 느끼게 된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대박이는 5살이지만 첫째라는 점, 다른 하나는 나도 이제 5살 난 엄마라는 점.

큰 애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고 했다. 우리 엄마도 나에게 이 말을 뻔질나게 많이 했었다.

'그래서 난 평생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단 얘기야?' 라는 생각에 듣기 싫었고 인정하기 싫었던 말이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이것은 첫째의 필연적인 과제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기 때문이지.

내가 대박이를 케어하며 겪는 많은 어려움들이 살면서 생전 처음 겪는 일들이고

사람 by 사람이라고 이 집 애에게는 통하는 방법이 우리 대박이에게는 안 통할 수 있는 것이고

대박이에겐 통해도 저 집 애에게는 통하지 않는 방법일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기도 굉장히 어렵다.

정해진 매뉴얼이 없지 않은가.

누군가가 제시한 육아 방법도 훈육 방법도 결국은 엄마인 내가 판단하고 걸러서 적용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시행착오들.

알면서도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여보고자 너무 예민하게 굴고 있진 않나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된다.

 

박혜란 작가님에게 가장 부러웠던 점은 '예민하지 않음' 이었다.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나는 행여나 나의 둔함이 나중에 대박이나 새해에게 마이너스가 될까 봐

예민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 더 예민하게 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게 사실 맞기도 하다.

그동안 나의 예민함이 아이들의 성격이나 정서적인 부분에만 적용이 되었었다면

이제 5살이 된 대박이에게는 교육적인 부분까지도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물론 나의 욕심에 따라 대박이가 잘 따라온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아이가 나의 욕심을 따라올 수는 없기 때문에

나는 그동안 더 초조하고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교육 문제에 내가 예민하게 굴수록 대박이의 사고가 더 확장되기는커녕

더 뻗어가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가고 있진 않느냐 하는 문제이다.

쏟아지는 교육에 대한 정보들 때문에 내가 대박이를 가졌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들과 소신이 흔들리고 있진 않는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였다.

박혜란 작가님의 말씀대로 조기교육을 시키고 말고 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과연 나는 아이의 교육관에 대해 얼마나 소신이 있고, 얼마나 내 소신에 맞는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가.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였다.

 

 

너무 조바심 내지 않기로 했다.

내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바로잡아주려고 예민하게 구는 내가 문제였다.

그런 생각들로 마음이 괴로워질 때쯤, 내 교육관과 잘 맞는 구절들이 있었다.

바로 위에 있는 구절들이었는데,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도 내가 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키고 있는 나의 소신이다.

 

어떤 문제이든 강제적인 방법보다는 자발적인 방법이 가장 문제를 해결하기 쉽다.

아직 아이들이 어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나이이긴 하지만

나는 최대한 아이들의 문제 해결 방법을 인정해주려고 하고,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한다.

(물론 대박이랑 새해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함정...★)

아이들의 자율성을 인정해주려는 노력은 아이들을 스스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아직도 어떤 일에 대한 결정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20대 때는 더했고, 10대 때는 그것보다 더 했다.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었다고 스스로 기억한다.

나는 그런 내 모습이 싫었기 때문에 내 문제를 파악한 뒤로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나의 이런 모습을 닮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에는 다른 육아서를 읽었을 때보다 힘을 더 뺄 수 있었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했다.

사실 너무 괜찮은 아이들인데 나만 아이들을 못 믿고 너무 예민하게 굴고 있었던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해지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제일 믿어야 하는 사람이 나인데 너무 조급하고 굴었고 예민하게 굴진 않았나 반성해본다.

또 한, 대박이가 5살인 것처럼 나도 엄마로써는 5살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연습해야겠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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