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뭐 좀 스트레스 받으면 이것 저것 일을 벌리는 스타일이긴 했는데, 어느 날 문득 친구랑 초록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_- 빠른 행동력으로 베란다 텃밭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들(?)과 씨앗을 구입했고, 한 일주일 전쯤인가... 택배가 도착했다.

 

그 날 우리집에 놀러와 있던 우리 할머니는 나더러 일 벌릴 줄만 알지 수습도 제대로 못한다고 타박을 했지만 -_- 어쩌겠어 그게 나의 즐거움인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베란다 텃밭

집에 분갈이용토가 있어서 흙을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채소를 키울 때에는 비료를 듬뿍 줘야 한다는 아빠의 말을 듣고 (사실 아빠도 잘 모른다고 함 ㅎㅎ;;;;) 진짜 비료를 줄 순 없으니 영양이 가득한 비료를 또 구입했다. 집에서 한 번 분갈이를 한 적이 있긴 한데 그 때는 따로 모종삽은 안샀기 때문에 이번에는 모종삽고 사고 ^^ 씨앗도 새싹씨앗과 쌈채소씨앗 이렇게 두가지 종류로 구입했다. 

 

원래는 상추랑 적겨자 씨앗만 사려고 했었는데, 베란다 텃밭에서는 상추 키우기가 정말 힘들다고 한다. 싹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충분히 볕을 쬐어야 하는데 베란다에서는 상추가 볕을 충분히 쬘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근데 그렇다고 상추를 포기하고 싶진 않았고 처음부터 잘 키울 자신이 없었기에 ㅎㅎ;; 새싹채소들로 자신감을 좀 얻어볼까 하는 마음에서 새싹채소 씨앗도 함께 구입했다. 적로메인과 로켓샐러드로 구입했고, 다음주 쯤에 동거인김씨와 새싹 비빔밥을 해먹을 예정 ^^

 

참고로 제일 오른쪽 사진은 물뿌리개다. 어짜피 작게 키울껀데 큰 물뿌리개를 구입하기는 너무 부담스러웠고, 그렇다고 분무기를 사자니 마음에 드는 분무기가 없어서 어떡하나 고민하는 중! 눈에 들어온 간이용 물뿌리개 ㅎㅎㅎㅎㅎ 저거 진짜 완전 물건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작은 화분에 물 주기 너무 좋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산호수도 저거 산 이후로 저걸로 물 주는데 진짜 너무 편하고 보관도 쉽고 완전 짱 좋음.

 

베란다 텃밭

이 것은 새싹 재배기인데, '아무렴 새싹채소를 키우는데 전용 재배기가 있어야지!' 하는 마음에 야심차게 구입했지만, 나에게는 너무도 사용하기 어려웠던 재배기... 아마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건 안살거다. 이거 말고 키친타올에 물 적셔놓은 곳에서 훨씬 더 잘 자랐음.

 

암튼 이거 어떻게 써야 될지 몰라서 농업용 부직포도 샀는데 부직포가 물에 안 젖어서(;;;;) 결국 다 걷어내고 씨를 뿌렸다. 물 조절도 잘 못해서 밑에 막 씨 다 빠지고 난리였음 ㅠㅠ

적신 키친타올에도 씨를 뿌려놓았는데 뭔가 너무 뭉쳐있고? 그래서 뭔가 직감적인 직감으로 씨앗채소는 망했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_- 얼마나 짜증났는지 모름. 대박이랑 새해랑 함께 자연도 관찰하고 생태에 관심도 가지고 비빔밥도 해먹을 요량으로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초친 것 같아서 기분이 굉장히 별로였다.

 

 

벌써부터 김새고 망했고 해서 며칠 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 같겠지만

사실 이 것이 첫 날 있었던 일이다.

 

첫 날 씨 뿌리자마자 망했다고 예견하고 툴툴거리는 나란 녀석 ^^ 아무튼 그렇게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자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첫 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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