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퇴근하고 밥 먹고 난 뒤부터 거의 한시간 가량 아이들과 놀이를 했던 것 같다. 역할극을 기본으로 한 팽이놀이, 썰매놀이 등등 집에 있는 도구들을 활용한 놀이를 주로 했는데 대박이는 그 시간이 너무도 즐거운 것 같다.
어제는 내가 퇴근이 좀 늦기도 했고, 일을 하며 워낙 진을 빼고 간 터라 다른 날보다 피곤하기도 했다. 그래서 다른 날에 비해 양껏 놀지 못했더니 자기 전에 대박이가 ‘오늘은 엄마랑 안 놀았잖아 -_-’ 하며 굉장히 아쉬워 하는 것이 아닌가.
논다고 인식이나 할까 생각했었는데 그 시간이 대박이에게는 꽤 중요한 시간이었나 봄.

어제 뭐 아주 안 논 것은 아니고 거의 역할놀이만 조금 하다 말긴 했다. 막 역할놀이 하니까 되게 거창해보이는데, 우리 집에서 하는 역할놀이는 정말 말 그대로 역할만 부여받는(?) 행위라고 보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게 뭔 소리냐 하면,
‘엄마! 엄마는 카봇 에이스해!’ 하고 역할을 배정받으면(;) 정말 나는 걍 카봇 에이스를 하면 되는 것이다.
‘어이 호크, 나 에이스인데 방에 빨래를 좀 옮겨야 할 것 같아.’ 하면 ‘어 그래 에이스! 그럼 나 호크가 도와주지!’ 하면서 트레스퍼테이션 촥촥 하면서 뭐 일도 도와주고 그런다.
엄마 라는 호칭이 걍 에이스가 될 뿐이지 다른 뭔가의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사실상 크게 부담이 없긴 하다.
빨래 옮기기를 도와주면 막 변신하는 척 하면서 ‘호크가 도와줘서 나의 임무가 빨리 끝났군!’ 이라고만 해줘도 대박이 새해 둘 다 굉장히 좋아한다. -_-
내 새끼들이지만 정말 단순한 것 같다.
아니 뭐 그래서 좋다고 ^^


어제의 나의 동료 카봇 에이스와 카봇 본인데 이런 식으로 지구를 지키는 척 하면서 빨래도 돌리고 밥 먹은 것도 치우고 한게 다라는 거지.  할 때는 깔깔 웃고 엄청 좋아했으면서 암튼 뭔가 성에 차지 않으니 엄마랑 안놀았다고 더 놀아야 한다고 하니.. 놀았다고 우긴 엄마가 비양심적이어쪄. 미야내?

무튼 이런 역할 놀이는 은근 좋은 활용 방법인 것 같긴 하다. 어느 정도 아이들과 놀이식으로 간단한 집안 일들을 헤치울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집 애들만 그런걸수도 있지만 ‘호크! 지구가 너무 더러워졌어! 우리 지구 환경을 위해 청소기를 돌리는 것은 어떨까? (결연한 톤으로)’ 하면 거의 대부분 ‘좋아 에이스!! 그 활동에 나도 참여하지! (역시 결연한 톤으로)’ 하며 본인이 청소기를 돌린다고 한다는 말이다. 
우리집은 작년부터 간단한 집안일들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나 대박이와 새해는 에이스로 변신한 엄마가 지구 환경을 위해 청소를 한다고 하면 좋다고 지들이 하겠다고 나서주기 때문에 나로써는 넘나리 고마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간단한 놀이와 집안일 두가지를 모두 취할 수가 있어 좋단 말이지.

+)간만에 자기 전에 대박이 새해 둘 다 루크타임을 가졌다.  너무 오랜만에 해서 둘 다 어떻게 하는지 까먹 ㅋㅋㅋㅋㅋ
대박이는 하는 방법을 기억하고 나서는 그림만 보고도 척척 알아서 잘했다. 기특한 녀석....^^ 새해는 할 줄은 아는 것 같은데 뭐 장난만 치고 도와줄라 하면 승질내고 그래서 아예 터치 안함. 
내 작은 강아지가 요즘 너무 거칠어져서 엄마는 마으미가 쪼꼼 아퍼..... ㅠ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