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가 팽이에 홀릭된지 근 2주가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좀 키카에서 사온 허접한 팽이로 놀았었는데, 팽이가 허접해서 자꾸 망가지고 잘 안되고 그러다보니 놀면서 짜증내기가 부지기수 -_- 같이 놀아주는 우리도 노는 아이들도 놀이가 너무 힘들어서 ㅠㅠ '돈을 모아서 좀 더 좋은 팽이를 구해보는건 어때?' 하고 물었더니 아주 좋다고 난리였다.

팽이를 구경하는 대박이

지난 주말 아빠랑 같이 이런 저런 좋은 팽이들을 찾아보고 나더니 팽이 빨리 사고싶다고 노래를 노래를 불러대서!

'그 동안 모았던 돈으로 팽이랑 팽이판 사러갈까?' 하고 물었더니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_- 그간 모아둔 용돈이 꽤 되었기에 팽이판과 팽이 한두개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적당한 팽이를 사러 장난감가게를 방문했고, 생각보다 비싼 팽이값에 기함을 토할 수 밖에 없었다.. 장난감 회사는 돈벌기 참 쉬운 것 같다...ㅋㅋ

 

여튼 어찌 저찌 팽이를 사서 집에 왔고, 자기 돈으로 샀다는 생각에 우리 대박이는 정말 뿌듯해했다. 올해부터는 간단한 집안일을 도우면 소정의 용돈을 일당으로 주고 있는데 아마도 더 열심히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집에서 노는 내내 팽이를 치며 놀았고, 우리가 같이 놀아주지 않아도 대박이는 새해를 붙잡아놓고 팽이치는 연습을 계속했다. 뭔가에 몰두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고, 저렇게 노는 것에 몰두하는 것을 보니 벌써 저리 컸나.. 하는 생각에 기가 막히기도 했다. 오늘도 대박이는 하원하자마자 팽이를 치며 놀았다고 한다.

이 전의 포스트에서도 계속 하는 얘기지만, 나는 이 놀이를 통해 대박이가 게임에서 진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연습이 되길 바라고 있다. 워낙 욕심이 많은 아이여서 뭐든 다 잘하고 뭐든 다 자기가 최고여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서 엄마아빠와 팽이를 치다가도 질 것 같으면 편법을 써서라도 이기려고 하는데, 이런 방법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진다는 것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엄마아빠와 놀기 위해서는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하고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사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끔 지가 이길려고 편법을 쓰는 것을 보면 화가 나지만 -_- 최대한 친절하게 화를 내지 않고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근데 그게 너무 어렵다ㅠㅠ) 

 

일단은 이 놀이를 하면서 대박이가 즐거워한다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즐겁게 놀이하면 되었지! 이 놀이를 통해서 놀이욕구가 충분히 해소가 되었으면 좋겠고, 함께 노는 것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놀이에는 지고 이기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또 한 알았으면 좋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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