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너무 웃겨서 내용도 궁금했던 그림책.

책 제목에 이중적 의미가 들어간 것 같은데, '아 거 형씨 좀 싸움말게!!!!' 할 때의 싸움말개와

이 책의 주인공(?) 처럼 '싸우면 말아버리는 개' 이렇게 이중적 의미.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느낌은 그렇다.

 

설 이후로 부터 약 일주일을 제외하고 가정보육 중인 우리집 두 아드놈(ㅠㅠ)들때문에 깊어만 가는 우리 엄마의 주름살이 못내 사무쳐서 ㅠㅠ '우리 엄마 괴롭히는 네 이놈들을 신박하게 혼내주고 말리!!!'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여담이지만, 정말 6살 4살 두 아드놈은 뿜어내는 에너지와 싸움의 이유나, 그리고 스케일이 정말 남달라서 여자인 나와 우리 엄마는 가끔 (그리고 종종 ㅠㅠ) 뒷목잡고 쓰러질 것만 같다.)

(그렇지만 그래도 얘드라 엄마는 너희를 사랑한단다? 아주 마니? 매우 마니? ♡♡)

 

싸움말개

저 익살맞은 그림체. 싸우는 사람들을 말아버리는 저 싸움말개의 천하태평한 표정이 너무 마음에 든다. ㅋㅋㅋㅋㅋㅋ

 

싸움말개

이 김밥을 좋아하는 싸움말개는 싸우는 곳이면 어디든지 나타난다. 아이들의 싸움에서도, 부부간의 싸움에서도 윗집 아랫집의 싸움에서도 말이다. 왜냐면 싸우는 것을 아주 싫어하기 때문이란다. 사람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 어디든지 나타나 싸우는 사람들을 김밥처럼 돌돌돌 말아버린다. 그래서 싸움 말 개 인가보다. ㅋㅋㅋ 진짜 저 탁월한 작명센스 ㅋㅋㅋㅋ

 

사람들은 김밥처럼 돌돌돌 말리는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화해를 한다. 아이들은 싸우다가도 깔깔 웃으며 화해하고, 부부들은 싸우다가도 행여나 서로가 다칠까 걱정하는 마음을 시작으로 화해를 한다. 화해하는 사람들을 보며 인자하게 웃는 싸움말개. 

 

내가 이 책을 읽고 애들이 싸우면 '말아버릴테다!!!!!' 하면서 김밥말이 놀이 해줬는데, 싸움을 말리고 화해하는 효과는 아주 베리 굿인 반면, 급격하게 다운되는 내 체력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김밥말이로 화해시키고 약 한시간 동안 이불로 열심히 김밥말이 후 나는 장렬히 전사했다는.......... ^^

 

싸움말개

내가 이 그림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부분은 단순히 형제간의 싸움, 부부싸움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들도 다뤘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유아동보다는 어린이나 청소년 이후가 적당한 독자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대의 갈등부터 사회적으로 벌어지는 여러 갈등들. 최근 있었던 총선을 치르며 볼 수 있었던 여당과 야당 각각의 지지층의 갈등, 남녀간의 갈등, 소수자의 인권문제로 인한 갈등 등 우리 사회에는 갈등이 빈번하다. 대박이에게도 이야기해주었지만 사람이 싸우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감정적인 문제들을 건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갈등을 야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부족한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싸움말개

싸움말개는 어쨋든 여러가지 싸움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고(?) 유유히 떠난다. 또 싸움을 찾아서 떠나는 것일까?

 

여러모로 나라가 참 시끄럽다. 인터넷 댓글창과 유투브 목록들 찾아보다보면 정말 어디선가 싸움말개가 나타나서 이 싸움을 끝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어린이,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지고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그림책이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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