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그림책이다.

근데 왜 유아도서가 아니라 엄마의 책장이냐고?

내가 읽었으니 엄마의 책장으로 분류했다 ㅋㅋㅋㅋㅋㅋ (?)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좋은 그런 그림책이다.

길벗스쿨에서 나온 신간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아이들을 키우며 유난히 자주 만났던 어린시절의 나.

사실 어린시절의 나를 만난다는 것이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어린시절의 나를 보듬어주고, 돌봐주어야 하는 일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어린 내가 하는 말을 무시할 수도 없었고, 다 들어주자니 너무 벅찼고 -_- 적당히 맞출 것은 맞추고 아닌 것은 무시하면서 지냈던 어느 날,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비단 어린시절의 나를 더 사랑해도 된다는 메세지만은 아니었다. '어린 친구들에게' 라고 하며 어른들은 누구나 자신 안에 아이를 품고 있다는 메세지로 책이 시작된다. 이 점이 참 좋았다. 아이들이 어디 감히 상상이나 하겠냐는 말이다. 나만 해도 애들 낳고 키우기 전까지는 '내 안에 어린아이가 살아있다고? 말도 안돼~' 라고 하며 있을 수 없는 이야기로 치부했었는데 더 어린 아이들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지.

 

하지만 아이들이 알게 된다면 좋은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가끔은 유치한 행동을 해도, 가끔은 장난감에 욕심을 내고, 가끔은 티비에서 해주는 만화채널로 싸움을 해도 '우리 엄마는 이상해 -_-', '뭐야 어른이 애같이 -_-' 라는 생각을 조금은 원만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ㅋㅋㅋㅋ

 

(솔직히 말하면 내가 잘 그런다. 만화채널로 애들이랑 싸우고 듣고 싶은 음악으로 싸우고 뭐 그런다 -_-)

 

아직 4살 6살인 새해와 대박이는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턱은 없겠지만, 조금 더 크고 나게 되면 이해는 하지 못해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기대를 해본다는 말이다 ㅋㅋ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문구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어린시절의 나를 만나는 것이 굉장히 귀찮았기 때문에 그 아이를 윽박지르는 순간이 더 많았던 나라서 이 문구를 읽고 눈물 한 번 쏙 뺐다... ㅠㅠ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는...............

어린시절의 나를 존중하고 이해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내 마음이 조금은 더 편해질까? 그리고 더 재밌어 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내 안에 살고 있는 그 아이에게 미안했고 고마웠다.

 

너는 비록 나지만, 그래 내가 너로 인해서 조금 더 성숙할 수 있었고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 너를 받아들이고 나는 지금보다 더 성숙해지고 더 행복해질께. 나로 인해서 너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마음에 어린아이를 두고 성장해 갈 나의 아이들에게.

 

"언젠가 어른이 되어 그 어린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많이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겠지만, 그래도 괜찮아. 누구나 다 그래. 그러니 그 아이를 더 사랑해주고 아껴주렴!"

 

이라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버니비라는 귀여운 친구를 만났다. 아빠는 꿀벌이고 엄마는 토끼인 혼혈 친구 버니비!

토끼 마을 라빌에서 살고 있는 귀여운 버니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버니비를 응원해줘'

내가 좋아하는 후즈 갓 마이테일의 신작 그림책이다!

 

버니비를 응원해줘

그림에서도 보면 알겠지만 버니비는 라빌에서 살고 있는 여느 토끼들과는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아빠가 꿀벌이기 때문에 다른 토끼들과는 다르게 날개도 달려있고, 몸통에 줄무늬도 있고, 꼬리에 침도 달려있다. 느낌이 딱! 오겠지만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많은 소수자들을 주제로 다룬 그림책이다. 버니비는 그런 소수자를 의미하고 있다.

 

버니비를 응원해줘

읽는 내내 그림이 너무 사랑스럽고 따뜻해서 마음이 몽골몽골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버니비를 본 대박이는 '엄마 뭐야 얘 이상해 -_-' 하면서 약간의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귀엽기도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모습임에도 씩씩하고 주눅들지 않는 버니비를 보며 '엄마 얘 너무 귀엽다~' 하며 어찌나 귀여워하던지 ㅋㅋㅋㅋ

 

'버니비를 응원해줘' 는 책을 읽는 내내 책을 읽는 독자를 이야기에 참여시킨다. '버니비를 도와줄꺼지?' 하며 참여를 유도하고, 책을 이리 저리 돌리며 버니비를 도와주면서 책과 쌍방향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많은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버니비와 함께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내가 함께 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능..... ㅋㅋ

 

티비를 보면서 흑인을 본 대박이가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래? 이상해' 라고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대박이에게 '우리랑 피부색이 다를 뿐이야~' 하고 이야기해주었지만 아무래도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기가 어려운 대박이에게는 나와 다른 인종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 같다. 앞으로 살면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도 만날 것이고, 다문화 가정, 장애가 있는 사람 등등 나의 모습과는 다른 다양한 소수자를 만나게 될 것인데, 나는 우리 아이들이 나의 모습과 다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없이 자랐으면 한다. 사실 대박이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저 사람 이상해' 라고 했을 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은 -_- '아이들에게 다양한 소수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해야할까' 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토끼들과 라빌에서 함께 지내는 버니비의 이야기는 나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물꼬를 트는데 효과적인 이야기였다. 거짓말 같이 적절한 타이밍에 나온 신간이어서 더욱 이야기에 애정이 간다. ♡

 

토끼들과 함께 꽃꿀 많이 마시기 대회에 나가는 버니비는 (그리고 그 대회의 우승자는 항상 토끼였다.) 과연 다른 토끼들과 대회에 참가하며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버니비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1등을 할 수 있을까? 등등 나눌 수 있는 이야기거리와 질문거리가 많아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버니비를 응원해줘

1쇄에서만 받을 수 있는 사은품인 '꽃꿀 많이 마시기 대회 경기장' 과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만들 수 있는 만들 수 있는 만들기 키트이다. 이거 만들다보면 세상 너무 귀여워서 기절한다 진짜. 다 만들고 난 뒤 책의 내용을 토대로 역할놀이도 할 수 있고 너무 귀여워서 전시용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최고 마음에 든다능 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을 읽으며 우리 대박이와 새해의 마음속에 그런 생각들이 자랐으면 좋겠다. 나와 생긴 것이 다르다고 나와 다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 나와 외관이 달라도 그 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생각들. 그런 생각들이 자랐으면 좋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