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독 도서.

비교적 빨리 읽혔던 책이다. 조금씩 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는 대박이때문에 구입한 책.

아들성교육도서1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손경이 지음

다산에듀

260쪽|150 * 211 * 19 mm|353g


대박이는 (내 생각에) 또래들에 비해 성에 대해 관심이 늦는 편이다. 어린이집에서 안전교육으로 성에 대해 접했을텐데 남녀의 차이에 대해 묻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관심도 없는 것 같았다. 아들 성교육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서였을까 -_- 대박이의 늦은 관심이 고맙기도 하고 성교육에 대한 시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무렵, 대박이가 '엄마 OO(어린이집 친구)네 엄마는 꼬추가 있대!!(?)' 라는 말을 내게 건넸고 나는 드디어 때가 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책을 구입했던 시기는 몇 달전이었는데 읽기는 최근에 읽었다. 대박이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찾아서 읽으려고 미리 사두었기 때문이다. 이제 6세가 되었기 때문에 사실 조금은 조급한 마음도 있었다. 작년 분당에서 일어난 유아 성폭행 사건은 6세 아이들에게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이었고, 성을 유해매체로 접하기 이전에 충분히 바른 성인식을 대박이에게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무엇이든 아이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나는 조급했지만 대박이가 신호를 줄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때가 되었으니 우리는 이제 막 성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저자는 현재 관계교육연구소의 소장, 법무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범죄예방위원회 전문위원 및 아동안전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손경이' 님이 되시겠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남편 사이에서 아들은 '좋은 남자' 로 키우겠다는 마음으로 직접 성을 배워 아들에게 성교육을 시작했고, 그 것을 계기로 현재는 성교육 전문가로 강의 활동 중에 있다. 직접 성을 배워 아들에게 성교육을 했다는 점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되었고, 저자의 아들이 직접 쓴 머리말 또 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목차

목차가 굉장히 많은데, 그 만큼 하나의 챕터가 짧다. 큰 챕터 안에 10개 가량의 작은 챕터가 들어가있는데, 큰 제목을 세세하게 나누어서, 짧고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책 읽을 시간이 정말 조각조각인 나에게는 챕터가 짧고 명료할수록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기에 편리하고 쉬워서 좋았다. 태어나면서 부터 시작되는 성교육에서부터 사춘기의 성교육까지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중요한 내용만 쏙쏙 담겨있어서 읽기에 부담이 없고,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쉬었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sex로서의 성교육 뿐 만 아니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젠더로서의 성교육까지 담고 있다. 어렸을 적 부터 '큰 딸이 말이야~', '자고로 장녀는~' 이라는 말이 너무도 싫었던 나에게는 젠더교육에 대한 내용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나의 가치관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젠더교육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제대로 정립해야하는 가치관이라고 생각해서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우리 아이들에게는 젠더교육을 하고 있었다. 젠더교육이라는 것이 특별히 무엇인가를 가르친다기 보다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짓기 이 전에 우리는 같은 사람이고, 남자라서, 여자라서 해야되고 하지 말아야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니 크게 어려울 것은 없었다. 즉, 남자 아래 여자 없고 여자 아래 남자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과정이다. 

 

 

 

 

 

여기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는데, 아무래도 아들의 성교육 책이라서 그럴 것이라 생각하기로 한 문제이다. 이 책에는 젠더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출처-나무위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 표현이긴 한데, 이 단어의 시작은 좋은 의미였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서로 배려하자는 남녀평등의 의미를 담은 단어인 것 같긴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를 우위에 둔 단어? 정도로 느껴진다. 요즘 그 동안 억압당해왔던 여자로서의 삶을 벗어 던지고 남녀가 평등하게 어쩌구 저쩌구 하는 얘기들이 많은데, 물론 그 동안 여자라서 당해왔던 차별이 아주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나도 자라면서 충분히 느끼면서 자랐고, 지금도 종종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남자들도 남자라서 받는 차별이 분명 존재한다. 뭐 당연히 남자들은 다 누리면서 사는 것 처럼 이야기들 하는데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젠더감수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여자라서 차별받았던 내용들과 함께 남자라서 차별받았던 내용들도 분명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들의 성교육에 대한 책이라서 그런걸까 여성의 차별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 있어서 보는데 조금 불편했다. 남자는 가해자, 여자는 피해자의 프레임이 조금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저자가 쓴 딸의 성교육에 대한 책이 있는데, 그 책에는 남자와 여자의 차별에 대해 동등하게 다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기기로 했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서는 두 아들을 성교육해야 하는 엄마에게는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 특히,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와닿았고 이 부분은 특히나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었기 때문에 고민을 풀어나가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아들의 성교육에 대한 물꼬를 어떻게 터야 할 지 모르겠다면, 입문서로 접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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